꿈의 배터리는 왜 늦어질까
전기차의 판도를 단숨에 바꿀 '꿈의 배터리'로 불리던 전고체 배터리가 왜 갑자기 5년 뒤로 밀려났을까요?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의 충격적인 폭로와 원가 장벽, 그리고 이에 맞서는 현대차와 K-배터리의 기술 승부수를 킁킁비글이 명쾌하게 파헤칩니다.
핵심만 먼저
1부화재 걱정 없는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단 한 번 충전으로 천 킬로미터를 달리고 불도 나지 않는다는 배터리가 있었습니다. 전기차 시대를 완전히 바꿀 거라던 전고체 배터리가 지금 거센 회의론에 부딪혔습니다.1 도대체 연구실 안에서 무슨 문제가 터진 것인지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전기차에 불이 났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전고체 배터리가 유일한 해법으로 꼽혔습니다. 액체 전해질을 불연성 고체로 바꿔 화재 위험을 원천 차단한다는 환상적인 설계였습니다.1 모든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들이 이 꿈의 기술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불이 잘 붙는 액체 전해질을 씁니다.2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이 자리를 세라믹이나 고분자 같은 불연성 고체 물질로 채웁니다. 에너지 밀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면서도 불이 나지 않아 꿈의 배터리로 불렸습니다.1
그런데 최근 글로벌 배터리 선두 기업인 중국 CATL 내부 행사에서 충격적인 발언이 나왔습니다.1 니쥔 최고제조책임자는 전고체가 단기간에 상용화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대규모 양산이 실제로 이뤄지려면 앞으로 최소 5년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폭로였습니다.
니쥔 최고책임자는 현재 업계 전반의 로드맵이 그저 콘셉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습니다.1 전고체 상용화를 가로막는 본질적인 핵심 난제에 대해 해법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당장이라도 양산할 것처럼 떠들던 배터리 업계에 거대한 찬물이 끼얹어졌습니다.
여기에 CATL을 이끄는 쩡위친 회장까지 언론 인터뷰에서 직접 칼을 빼 들었습니다.1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 성숙도는 9단계 가운데 고작 4단계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가격 또한 기존 배터리보다 서너 배나 비싸 시장에 안착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기술 성숙도 4단계는 연구실에서 기초 시제품을 겨우 확인한 수준을 의미합니다.1 실제 자동차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단계와는 여전히 아득한 거리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 인력을 쏟아붓는 기업조차 한계를 인정한 셈입니다.

전고체 배터리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황화물계 셀은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1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셀 가격만 3배에서 최대 5배나 비쌉니다. 차량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가 천정부지로 뛰면 살 사람이 없습니다.
쩡위친 회장은 2030년 이전에는 전고체 차량 100만 대 보급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못 박았습니다.1 글로벌 전기차 연간 생산량이 수천만 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극히 미미한 수치입니다. 결국 대중화는커녕 먼 훗날이 되어도 극소수 고가 차량에 그칠 거라는 뜻입니다.2

기술 완성도와 가격 장벽 모두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였습니다.1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차가 전고체로 바뀔 거라는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그렇다면 전고체 배터리는 왜 이렇게 만들기가 까다로운 걸까요?
2부단단한 고체끼리 맞닿게 유지하는 기술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가 한참 뒤로 밀린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전극과 전해질의 접촉입니다.1 액체는 구석구석 스며들지만 딱딱한 고체끼리는 틈새가 벌어지기 쉽습니다. 배터리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마다 고체 사이가 벌어져 성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배터리가 몇 번 충전되지도 못하고 망가집니다.1 삼성SDI 등 국내 기업들도 내년부터 양산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장벽이 높습니다. 연구실에서 겨우 만든 작은 셀을 거대한 차량용 크기로 키우는 순간 문제가 터집니다.2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제조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1 기존 공장 설비를 쓸 수 없어 새로운 장비와 부품 생태계를 바닥부터 깔아야 합니다. 공장을 지어도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천문학적인 적자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려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원료가 있습니다.3 바로 황화리튬이라는 특수 화학 물질인데 현재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극도로 순수하게 합성해야 하고 공기 중 수분과 닿으면 유독 가스가 나와 다루기 어렵습니다.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황화리튬의 현재 샘플 가격은 1킬로그램에 300달러입니다.3 우리 돈으로 킬로그램당 수십만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고가입니다. 이 비싼 원료를 대량으로 써서 자동차 배터리를 만들면 수억 원짜리 차가 됩니다.

전고체 배터리가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황화리튬 가격이 100달러까지 내려와야 합니다.3 지금 가격에서 원가를 몇 배나 깎아내야만 비로소 수지가 맞습니다. 소재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한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연구실 밖을 나오지 못합니다.
기술이 성공해도 대량 생산에서 원가를 잡지 못하면 소비자가 외면합니다.3 배터리 시장이 고성장하더라도 비싼 배터리를 대량으로 살 완성차는 없습니다. 결국 원가 절감 공정이 완성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한 이유입니다.2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환상 자체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1 작은 공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욱여넣는 만큼 전체 시스템의 안전 설계가 필수적입니다. 열관리와 보호 장치까지 완벽히 새로 짜야 하므로 자동차 적용은 더 까다롭습니다.
기술 난제와 소재 비용이라는 이중고가 겹치며 양산 일정은 밀려났습니다.2 단기간에는 이 거대한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기업들은 이대로 전고체 배터리를 포기하는 걸까요?
접촉 저항과 원자재 가격, 그리고 공정 설비까지 세 가지 난제가 얽혀 있습니다.1 어느 하나만 해결된다고 해서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이 판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2
3부글로벌 완성차들은 막대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베팅을 이어갑니다
상용화가 늦어지는데도 대형 자동차 회사들은 전고체 투자를 멈추지 않습니다.2 기존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고 있어도 전고체를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이 차세대 기술의 주도권을 놓치면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만프레드 하러 책임자가 입을 열었습니다.2 그는 지금 포기할 수는 없으며 반드시 이 경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엄청난 비용이 따르더라도 결국 해결해내야 할 핵심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하러 책임자는 현대차가 핵심 기술의 완전한 소유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2 배터리가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인 만큼 제조 역량을 내재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외부 업체에만 의존해서는 가격과 공급망을 통제할 수 없다는 깊은 계산입니다.
하러 책임자가 꼽은 전고체의 매력은 더 작은 부피와 긴 주행거리입니다.2 충전 시간을 비약적으로 줄이면서도 차체 실내 공간을 넓힐 수 있습니다. 이 잠재력을 놓친다면 미래 프리미엄 전기차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토요타는 최소 20년간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하며 수년 내 양산을 노립니다.2 폭스바겐은 퀀텀스케이프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BMW는 솔리드파워와 손을 잡았습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혼다와 닛산까지 모두 이 거대한 베팅에 뛰어들었습니다.

독일 벤츠는 대만 프롤로지움의 차세대 전고체 셀에 우선 접근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4 오랫동안 이어온 협력을 바탕으로 실제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지 검증에 돌입했습니다. 외부 전문 시험기관과 전용 시설에서 안전성과 성능을 꼼꼼히 평가할 예정입니다.
프롤로지움의 4세대 셀은 5%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6.4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5 에너지 밀도 역시 1킬로그램당 400와트시를 달성해 기존 배터리를 압도합니다. 내연기관 주유 시간과 맞먹는 놀라운 충전 속도가 연구실에서 입증된 것입니다.

벤츠는 미국 팩토리얼의 전고체 셀 106개를 얹은 시험 차량으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5 한 번 충전으로 무려 1200km 이상을 달리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놀라운 거리를 실제로 증명한 셈입니다.
현대차와 벤츠는 향후 5년 안에 소량 생산의 상징적인 고성능 차부터 출시할 계획입니다.2 원가가 비싸도 살 수 있는 초고가 슈퍼카에 먼저 넣어 기술을 다듬겠다는 겁니다. 일반 대중이 탈 수 있는 보급형 전고체 차는 한참의 세월이 지나야 본격화됩니다.5

상용화가 늦어지더라도 기술 주도권을 쥐기 위한 베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2 초기에는 상징적 고가 모델로 시작해 점차 대중 모델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와 K-배터리는 어떤 승부수를 던졌을까요?
4부정부와 K-배터리가 차세대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뭉쳤습니다
한국 정부도 기존 하이니켈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차세대 배터리에 승부수를 던졌습니다.4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나트륨과 전고체 배터리를 투트랙으로 집중 육성합니다. 차세대 상용화를 앞당기고 핵심 소재 국산화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7년부터 약 40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R&D 사업을 신설합니다.4 차세대 배터리 민관 공동개발에만 정부 예산 2554억 원이 전격 투입됩니다. 글로벌 표준 선점과 공통 기술 개발까지 정부가 앞장서서 뒷받침합니다.

국내 배터리 민간 기업들은 2030년까지 총 7조 9328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4 국내 생산 인프라 확충과 공정 설비 지능화에 조 단위 예산을 투입합니다. 공장 증설과 기술 혁신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실히 잡겠다는 구상입니다.
정부와 기업이 합의한 국가 로드맵은 매우 구체적이고 정교합니다.4 2027년 세계 최초 시제품 출시를 거쳐 2028년에는 400와트시급 개발을 마칩니다. 그리고 목표 시점에 맞춰 본격적인 양산과 상용화 체제에 돌입한다는 목표입니다.

국내 대표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에만 7259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썼습니다.5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특허 출원도 전 세계 1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6 오창에 파일럿 라인을 깔고 양산 공정을 쉼 없이 다듬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설비와 공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건식전극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6 전기차용 흑연계 전고체와 로봇용 무음극계를 차례로 내놓습니다. 특허만 450건 넘게 출원하며 원가 절감 공정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산업부는 가격 중심의 시장 재편에 맞서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4 민관이 하나가 되어 K-배터리가 글로벌 주도권을 확실히 탈환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선언입니다. 기술 개발과 세액 공제, 제도적 혜택까지 모든 수단이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셀뿐 아니라 핵심 원료인 황화리튬의 원가를 낮추려는 도전도 뜨겁습니다.3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초로 연속식 공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생산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비가 줄어들어 원가를 대폭 떨어뜨릴 핵심 무기입니다.
한참 뒤로 밀린 전고체 배터리는 결코 실패나 포기를 의미하지 않습니다.2 환상 속 콘셉트를 벗어나 실제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 현실의 기술로 다듬는 과정입니다. 원가를 깎고 수율을 잡는 자만이 미래 차세대 배터리 제국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4

단단한 장벽을 뚫고 미래에 완성될 꿈의 배터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거대한 자본과 기술이 부딪히는 이 치열한 레이스를 킁킁비글이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근거 기사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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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서울경제2026-09-25
“꿈의 배터리’로 여겨지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배터리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은 여전히 많지만, 실제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양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고체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 위험을 낮추는 것이 장점이지만 기존 배터리보다 많은 에너지를 한정된 공간에 저장하는 기술인 만큼 배터리 시스템 전체의 안전 설계와 열관리가 중요하다”며 “전고체라는 이유만으로 배터리와 관련된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무결한 ‘꿈의 배터리’로 바라보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2디지털투데이2026-09-28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이 액체 전해질을 주로 세라믹이나 고분자 등 고체 물질로 대체한다. 이를 통해 안전성과 성능을 모두 높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자동차용 규모로 전고체 셀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없다.”
“그는 향후 5년 안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소량 생산의 상징적 차량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3핀포인트뉴스2026-09-25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황화리튬 가격이 kg당 100달러 수준까지 낮아져야 하지만 현재 샘플 가격은 약 300달러 수준이다.”
“가격을 세 배 가까이 낮춰야 하는 셈이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기술적으로 성장하더라도 소재 가격이 내려가지 않으면 대량 생산과 상용화 과정에서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 4머니투데이2026-09-22
“이민우 산업성장실장은 "가격 중심의 글로벌 시장 재편과 공급망 불확실성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원팀이 되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펼쳐야 한다"며 "정부는 대규모 R&D 지원과 제도적 인센티브 마련을 통해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탈환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전기차용 고성능 배터리에 편중된 NCM(하이니켈)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나트륨·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에 R&D(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한다.”
- 5디지털투데이2026-09-25
“벤츠가 대만 배터리 업체 프롤로지움의 최신 4세대 전고체 배터리 셀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확보하고 차세대 전기차(EV) 배터리 기술 검증에 나선다.”
“프롤로지움은 4세대 전고체 배터리 셀이 최대 400Wh/kg의 에너지 밀도와 5%에서 80%까지 6.4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 6뉴시스2026-09-21
“21일 LG에너지솔루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상반기 R&D 비용으로 7259억원을 집행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관련 특허 450건 이상을 출원했으며 양극과 음극에 적용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