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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방 환자는 왜 서울로 몰릴까

지역 암 환자 3명 중 2명이 서울 원정 수술을 떠나고, 경북 도민 40%가 타지역에서 진료를 받는 현실. 연간 수조 원의 의료비가 서울 대형병원으로 빠져나가는 동안 지방 병원은 의사 부족과 응급실 공백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방 의료 붕괴의 진짜 원인과 대안을 파헤칩니다.

2026.09.30읽는 데 10분근거 기사 6건

핵심만 먼저

  • 중부권의 10대 암 수술 자체충족률은 평균 35.3%에 그쳤다.1
  • 충청권 암환자 3명 중 2명이 거주지 밖에서 수술을 받았다.1

1부충청권 암 환자 3명 중 2명이 타지역에서 수술을 받습니다

이른 새벽 지방의 기차역에는 큰 가방을 든 환자들이 모여듭니다. 몸이 아픈 상태에서도 서둘러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어야만 하죠. 지역에 사는 수많은 환자들은 왜 매일 새벽 고단한 몸을 이끌고 서울로 떠나는 걸까요?

충청권에서 발생하는 암 환자 3명 중 2명은 지역 밖에서 수술을 받습니다.1 대전과 세종, 충남과 충북 환자 대부분이 상경 수술을 택한 겁니다. 자신이 사는 거주지 근처에서 편안하게 수술을 받고 싶어도 마땅한 전문 병원을 찾지 못해 떠납니다.

보건의료 체계의 핵심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자체충족률입니다.1 해당 지역 환자가 관내 병원에서 얼마나 수술받았는지를 나타냅니다.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 의료 인프라가 중증 환자를 제대로 품어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최근 5년간 중부권의 10대 암 수술 자체충족률은 35.3%에 머물렀습니다.1 열 명 중 여섯 명 이상이 지역 밖으로 나가 수술을 받은 셈입니다. 암이라는 치명적인 중병 앞에서 지역 의료기관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는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중부권의 10대 암 수술 자체충족률은 35%대에 불과합니다
그림중부권의 10대 암 수술 자체충족률은 35%대에 불과합니다

수도권의 암 수술 자체충족률은 71.8%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습니다.1 반면 중부권은 수도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에 그쳤습니다. 내가 사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소중한 생사를 가르는 치료 인프라의 격차가 완전히 갈리고 말았습니다.

정부가 분류한 주요 권역 가운데 중부권은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습니다.1 동남권이 62%, 대경권이 45%를 기록한 반면 중부권은 35%에 그쳤습니다. 지방의 주요 권역별로 필수의료 붕괴의 짙은 그늘이 매우 빠른 속도로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5대 권역 중 중부권과 호남권의 암 수술 충족률이 가장 낮습니다
그림5대 권역 중 중부권과 호남권의 암 수술 충족률이 가장 낮습니다

폐암과 대장암, 유방암 등 주요 국가 암 검진에서도 상황은 같았습니다.1 지난해 중부권의 5대 암 자체충족률은 34.9%로 전국 최하위였습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치명적인 주요 암조차 지역 안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지 못하는 참담한 실정입니다.

국회 박용갑 의원은 암 환자들의 상경 치료 실태를 강하게 지적했습니다.1 수도권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환자와 가족에게 막대한 부담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치료 기반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중부권 내부를 뜯어보면 지역 간 격차는 더욱 심각하게 벌어졌습니다.1 대전은 61.2%였지만 충남은 36.9%, 충북은 29.4%에 그쳤습니다. 세종시는 전국 최하위권으로 암 수술을 거의 대부분 외지에 의존했습니다.

2부서울 빅5 대형병원으로 몰려드는 환자들의 끝없는 행렬입니다

서울의 주요 상급종합병원 로비는 전국에서 모여든 환자들로 붐빕니다.1 새벽부터 KTX를 타고 올라와 진료 대기실을 가득 메우고 있죠. 지역 병원을 뒤로하고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 서울 대형병원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서울대병원과 아산병원 등 서울 빅5 병원은 비수도권 환자가 30%를 넘었습니다.1 대한민국 최고 병원의 암 병동 세 개 중 하나는 지방 환자가 채운 셈입니다. 지방에 사는 환자들이 고향의 병원을 믿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상경 치료에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빅5 병원 암 환자 열 명 중 세 명 이상은 지방 거주자입니다
그림서울 빅5 병원 암 환자 열 명 중 세 명 이상은 지방 거주자입니다

비수도권 환자 비중이 가장 높은 병원은 수만 명의 외지 환자를 받았습니다.1 전체 암 환자 중 48.9%가 비수도권 거주자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중부권 환자가 비수도권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중부권 암 환자의 접근성은 열악했습니다.1 1시간 이내에 의료기관을 이용한 비율은 40.9%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필수적인 암 치료를 받으러 가기 위해 길 위에서 이동하는 데만 반나절 이상을 고스란히 허비하는 셈입니다.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최상단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2 난이도 높은 중증 수술과 암 치료를 전문적으로 도맡는 거점 병원입니다. 하지만 이 핵심 인프라가 특정 지역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3

영남 내륙의 경상북도 역시 의료 공백이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2 지난해 경북 도민 열 명 중 네 명은 타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았습니다. 자신이 사는 도내에서 치료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구나 서울 등 외지 병원으로 발길을 돌린 것입니다.

지난해 경상북도의 도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59.7%에 그쳤습니다.2 도민 열 명 중 여섯 명만 지역 병원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경북은 여러 해 연속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경북의 도내 의료 이용률은 5년 연속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그림경북의 도내 의료 이용률은 5년 연속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바로 이웃한 대구광역시는 의료 이용률이 90.4%로 전국 1위였습니다.2 경북대병원 등 상급병원이 밀집해 있어 서울보다 높은 이용률을 보였습니다. 반면 경북은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어 극명한 대조를 이뤘습니다.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이 모여 있는 대도시는 안방에서 모든 치료가 끝납니다.2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도 지역 주민들은 아플 때마다 떠돌아야 하죠.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행정 구역에 따라 의료 생존권이 나뉘었습니다.

대형 병원이 집중된 광역시와 병원이 부족한 도 지역의 엇갈린 처지입니다
그림대형 병원이 집중된 광역시와 병원이 부족한 도 지역의 엇갈린 처지입니다

지난해 경북도민이 병원 치료에 지출한 총진료비는 수조 원에 달했습니다.2 이 중 무려 2조 600억 원이 다른 지역 병원으로 고스란히 빠져나갔습니다. 지역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면서 지역 병원은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입니다.

3부최근 5년간 밖으로 빠져나간 진료비만 9조 4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도민들이 타지역 병원에 지불한 돈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2 최근 5년간 경북 밖으로 빠져나간 진료비만 9조 4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지방 정부의 의료 재정이 서울 대형병원으로 고스란히 흘러들어간 셈입니다.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지만 의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2 인구 1천 명당 활동 의사 수가 1.4명으로 전국 최하위에 머물렀습니다. 필수 진료과 의사를 구하지 못한 지방 병원들은 응급실과 수술실 문을 하나둘씩 닫아걸고 있습니다.

경북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1.4명으로 전국 꼴찌 수준입니다
그림경북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1.4명으로 전국 꼴찌 수준입니다

골든타임을 다투는 응급환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이 바로 거리입니다.3 응급의료센터까지 골든타임 안에 갈 수 없는 지역을 취약지로 분류합니다. 이 취약지에 사는 주민들은 매 순간 생사의 불안 속에 놓여 있습니다.

경상북도 23개 시군 가운데 15곳이 응급의료 취약지로 드러났습니다.3 도내 시군의 상당수가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는 응급센터가 없다는 뜻입니다. 한밤중에 갑자기 아프거나 심하게 다쳐도 제때 찾아갈 수 있는 응급병원이 주변에 아예 없습니다.

경북 23개 시군 중 무려 15곳이 응급의료 취약지로 꼽혔습니다
그림경북 23개 시군 중 무려 15곳이 응급의료 취약지로 꼽혔습니다

전국 광역 지자체 중에서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는 곳은 경북뿐입니다.3 자체적으로 의사를 길러낼 국립의과대학조차 설치되지 못했습니다.2 결국 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은 무조건 짐을 싸서 타지역 병원으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 김윤 의원과 박정현 의원은 심각한 분만 인프라 붕괴를 고발했습니다.3 경북 내륙과 북부지역 산모 대부분이 거주지를 벗어나 원정 출산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을 산부인과가 사라지면서 분만 공백이 재앙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전국의 평균 분만 자체충족률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3 하지만 경북 문경 생활권의 분만 충족률은 고작 6.3%에 그쳤습니다. 산모 대부분이 안전한 출산을 위해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문경 지역의 분만 자체 충족률은 불과 6%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림문경 지역의 분만 자체 충족률은 불과 6%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진통이 시작된 산모가 먼 거리를 구급차를 타고 달린 사례입니다.3 최근 5년간 경북에서만 416건이 발생해 전국 17개 시도 중 1위였습니다. 산모와 뱃속의 태아가 덜컹거리는 구급차에서 목숨을 건 질주를 벌였습니다.

아기를 낳을 산부인과도, 급할 때 달려갈 응급실도 주변에 없습니다.3 응급차를 타고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비극이 빚어집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생명권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는 깊은 탄식이 터져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방 의료가 마주한 현실은 세 가지 위기가 겹친 복합 재난입니다.2 의사가 없어 진료가 막히고, 상급병원과 응급실이 없어 타지로 나갑니다.3 결국 산모와 중증 환자 모두가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해야만 합니다.

4부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항목입니다

병원의 수익 구조를 이해하려면 비급여 진료를 살펴보아야 합니다.4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을 직접 부담하는 영역입니다. 이 비급여 가격이 병원 규모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비급여 593개 항목 중 73.5%가 올랐습니다.4 수백 개에 달하는 항목의 평균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병원 간의 가격 격차마저 더욱 크게 벌어지며 환자를 멍들게 합니다.

유방초음파 검사는 의원급이 8만 원인데 상급종합병원은 22만 원이었습니다.4 병원 규모가 커졌다는 이유로 동일한 검사비가 두 배 넘게 껑충 뛴 겁니다. 뇌 MRI 역시 의원급 40만 원 대비 상급병원은 약 2배인 76만 원이었습니다.

큰 병원일수록 비급여 검사비가 2배에서 3배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림큰 병원일수록 비급여 검사비가 2배에서 3배까지 치솟았습니다

상급병실 1인실 입원료 역시 서울은 20만 원에 달했습니다.4 경북과 전북의 10만 원과 비교하면 정확히 두 배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서울로 올라간 지방 환자들은 치료비와 간병비, 체류비 삼중고에 짓눌립니다.1

국회 소병훈 의원은 정보 비대칭이 환자 부담을 키운다고 짚었습니다.4 병원 규모와 지역별 비급여 가격 차이를 국민이 직관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정보 공개 시스템을 뜯어고쳐 의료비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방 의료원의 마지막 보루였던 공중보건의사마저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5 의과 공보의 수는 1년 만에 945명에서 593명으로 37.2%나 급감했습니다. 신규 편입 의사가 복무 만료 인원의 일부에 그쳐 수급이 무너졌습니다.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지자체들도 자구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6 대구시는 주요 병원 6곳과 손을 잡고 지역필수의사제 지원에 나섰습니다.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등 핵심 필수과목 전문의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대구시는 6개 주요 병원과 손잡고 지역필수의사제에 나섰습니다
그림대구시는 6개 주요 병원과 손잡고 지역필수의사제에 나섰습니다

국회에서는 의료취약 섬과 농어촌에 공보의를 우선 배치하는 법안이 나왔습니다.5 필수의료 전공의 수련 기간을 복무에 인정해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입니다. 지역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암 치료를 완결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합니다.1

아플 때마다 고향을 떠나 기차에 몸을 실어야 하는 현실은 비정상입니다.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생명과 건강을 위협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무너진 지방 의료를 바로 세우는 것은 나라의 생존이 걸린 과제입니다.

지역 의료를 살리려면 거점 병원 확충과 인력 지원이 동시에 가야 합니다.1 필수의료에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왜곡된 수가 체계도 바로잡아야 하죠.6 국가가 끝까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촘촘하고 빈틈없는 지역 의료 안전망을 서둘러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지방에서도 골든타임 안에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합니다. 지역의 의료가 단단하게 살아나야만 대한민국의 미래도 지켜질 수 있습니다.

근거 기사 6건

본문의 작은 숫자를 누르면 해당 근거로 이동합니다. 인용문은 원문에서 그대로 옮겼습니다.

  1. 1프레시안2026-09-28
    “대전·세종·충남·충북 암환자 3명 중 2명 가량이 지역 밖에서 수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충족률은 해당 지역 암환자가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수술받은 비율이다.”
  2. 2경북일보2026-09-27
    “경북 도민들의 지역 의료기관 이용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상급종합병원이 전무한 데다 전국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데도 불구하고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가 1.4명으로 전국 최하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북도내 국립의과대학 신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경북 도민 중 40%가 타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3경북매일2026-09-27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는 곳이 경북이다.”
    “23개 시군 중 응급의료 취약지(응급환자가 30분 이내에 지역응급의료센터로 도달하기 어려운 곳)가 15곳에 달한다.”
  4. 4시사월드뉴스2026-09-27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년과 비교 가능한 비급여 항목 593개 중 무려 436개(73.5%)의 평균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유방초음파 일반검사의 중앙가격은 일반 의원급(8만 원)에 비해 상급종합병원(22만 1,000원)이 2.8배나 비쌌다.”
  5. 5세계일보2026-09-26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과 공보의는 지난해 945명에서 올해 593명으로 37.2% 감소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올해 공보의 2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74.8%가 공보의 수급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긴 복무기간을 지목했다.”
  6. 6경북일보2026-09-28
    “대구시는 28일 오후 산격청사에서 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계명대 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대구파티마병원·대구의료원 등 6개 의료기관과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 근무수당과 정주 여건 지원 등을 통해 우수 의료 인력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방침인 대구시는 오는 10월부터 8개 필수진료과목 전문의 20명 대상으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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